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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량진의 窓] 선의의 경쟁자
번호 2477 등록일 2005-10-31 오후 5:50:52
내용
수험가에서는 모든 수험생 사이를 일컬을 때 서로를 선의의 경쟁자라고 한다.
학원이나 도서관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고, 수험기간동안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보다듬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역할을 보이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수험생들간에 선의의 경쟁자라는 의식보다
그냥 라이벌이라는 의식이 잠재의식속에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한 예로 학원에서 더 좋은 자리를 맡기위해 수업시간 몇시간 전부터
입실 순서를 기다리며, 쪼그리고 앉거나 벽에 기대서서 공부를 하는
수험생들이 있는가 하면 해당 수업시간 전 수업시간에 메모지나 가방 등
하나만 달랑 올려놓고, 자기 자리 맡아 놓았음을 암시하는 표시하는
일부의 수험생들도 보게된다.

이들의 인식속에는 분명 '내가 누군가보다 나아야 한다' 라는 생각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의 정당성은 중요치 않다는 그릇된 생각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가끔 수험생간에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중재자가 나서 모든
수험생들이 고른 기준 속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원칙을 적용하기도 한다.

한데 이런 라이벌 의식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공자 가산점자와 비가산점자와의 관계이다.

수험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방문해보면 종종 유공자 가산점 관련 글을 보게되는데,
여기에 나타나 댓글을 다는 비가산점 누리꾼들의 성향을 보면 공격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합격을 위해서는 단 0.5점도 아쉬운 수험생들이고, 다른 시험과 달리,
공무원 시험은 평생 직장을 갖기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붙는다고 하지만,
서로의 입장과 차이만 느끼게하고, 한쪽은 패배감에 정신적인 불안까지 만드는
이런 온라인 상의 관계는 일상생활에까지 부정적 역할을 한다.

얼마전 중앙인사위원회가 유공자 가산점자들의 합격률을 전체 합격자의 30%로
제한한다고 발표해 좀 완화되나 싶었지만, 가끔 들어가보는 커뮤니티들의 글들은
그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좁기만한 공직의 문이 취업돌파의 대안처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유공자 가산점자와 비유공자 가산점자는 서로의 입장에 대해 잠시나마
자녀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양쪽모두 유공자 가산점자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몸바쳐 헌신한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선의의 경쟁자는 현실에서 옆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정보와 나눔이 있다면 선의의 경쟁자는 온라인에서도
방긋 웃고 있을 것이다.

[고시타임즈 200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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